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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박노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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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노자 외
ISBN 978-89-94070-06-3 03900
발행일 201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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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에서 야만국까지 조선의 눈에 비친 러시아 400년의 이미지

* 한․소 수교 20년을 기념해 돌아보는 우리 눈에 비친 400년 러시아의 이미지

2010년은 한국과 러시아(당시에는 소련)가 제2차 수교를 맺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였다. 박노자 교수의 말대로 오늘날 러시아의 모습은 초라하다. 그러나 지정학적으로 러시아는 한반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러시아는 자원 대국이며, 한국 소비재의 잠재적 시장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경제적인 영역에서만 그치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 러시아의 모습이 ‘꼴불견’이라 하더라도 러시아는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한반도와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또한 과거 역사를 볼 때, 러시아가 꼭 ‘꼴불견’의 모습으로만 한국인에게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그 때문에 과거의 러시아(소련)가 맡아온 역할, 그리고 과거의 러시아(소련)에 대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러시아(소련)에 대한 이미지를 제대로 분석해야 앞으로 러시아와 한반도가 다시 가까워질 때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관계의 틀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러시아는 한국 중심의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러시아의 여론 주도층 및 정책 결정자들이 한국 혹은 남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주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이 한반도의 주민을 ‘유능하면서도 러시아에 위협적이지 않고 우호적인 이웃’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은 2005년에 발표되어 한국과 러시아에서 상당한 화제가 된 바 있는 블라디미르 수린의 코리아 선언을 통해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사회학자인 수린은 러시아의 인구 감소를 우려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에 한국인을 받아들이자고 제안했다. 그의 주장은 인구가 감소하는 시베리아에 중국인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시베리아가 중국화할 위험성이 있다는 황화론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었는데, 한국인 이주민 수용론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시베리아 철도와 남북한 횡단 철도를 연결하고 북한의 노동력과 한국의 자본을 결합해 극동 시베리아를 개발하는 것을 도모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 러시아의 대서양주의와 유라시아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대외 관계에서 유라시아적 입장을 취하는가, 대서양적 입장을 취하는가에 따라 대외 정책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하는 주장에 상당히 동의하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알렉산드르 두긴은 대서양주의와 유라시아주의를 구분했는데, 대서양주의는 미국 및 서유럽 국가들과의 우호관계와 자유주의적 가치를 중시하는 친서방주의를 의미한다. 대서양주의를 한국에 대한 정책과 관련시킨다면 러시아가 한미동맹을 포함한 남한의 전통적 대외 관계에 대해서 보다 친화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1990년대 옐친 대통령과 코지레프 외무장관의 대외 정책은 대서양주의 노선을 띤다고 평가되었다. 반면 유라시아주의는 러시아가 유럽도 아시아도 아니고 독자적 역사문화 유형을 구성한다는 역사관에 바탕을 둔 담론인데, 현실 정치에서 이 노선은 흔히 러시아가 서방 세력에 대해 무조건 친화적이기보다는 독자적 발언권을 내세우고 자국의 대외적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관찰자들 사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2010년 현재)는 유라시아주의자로 분류된다.

 

*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러시아를 바라보아야 한다

냉전은 끝났다. 그리고 한반도 구성원들은 평화 정착과 나아가서는 평화 통일까지 원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전통적인 유라시아 지역의 정치 지형의 해체와 재편을 통해 미국 주도의 21세기 세계질서를 수립하려 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러한 미국의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있다. 물론 우리 사회는 서구 중심주의와 미국 편향의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한국은 대외 관계에서 미국의 영향력 행사에 일방적으로 매이는 것에서 벗어나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현명하게 형성할 필요가 있고, 세력 균형을 통해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의 평화 정착을 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21세기에는 한국과 러시아가 동북아시아 지역의 공동의 주체로서 평화주의와 대화의 정신에 입각하여 바람직한 질서를 수립하는 세기가 되어야 한다. 일방적인 서구 중심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러시아와 동북아의 상황을 살필 필요가 여기에 있다.

 

* 유토피아에서 야만국, 천사에서 괴물 사이를 오간 러시아 이미지들

조선은 1654년, 청의 요청으로 군대를 파병해 중국 북쪽의 헤이룽강변에서 역사상 공식적으로 처음 러시아를 만났다.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총부리를 겨누었던 것이다. 이후 연행사(조선에서 청으로 보낸 사신)들이 청의 수도 베이징에서 러시아와 간헐적으로 접촉하였고, 1884년 러시아와 수호통상조약을 맺기에 이른다. 조선 말에서 1980년대 냉전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우리 눈에 러시아는 군사 강대국, 서구 열강에 비하면 후진적이고 호전적인 전제 국가, 계몽 군주의 모범인 표트르 대제, 푸시킨․톨스토이 등 식민지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문화국, 반식민주의와 양성 평등과 대중교육 등을 펼친 인류 진보의 화신, 공산주의 종주국인 악의 화신 등 천사와 괴물, 따라야 할 모범과 위협적이고 야만적인 국가라는 극단의 이미지를 사이를 오고갔다. 이 책은 4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조선인의 눈에 비친 러시아의 이미지를 추적하고 분석하며 이를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아울러 우리와 러시아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머리말

총설: 러시아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교수)

1부: 동아시아로 진출하던 러시아와의 첫 만남 원재연(수원교회사연구소 연구실장)

2부: 접경에서 수교까지 연갑수(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HK교수)

3부: 괴물과 천사 사이에서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교수)

4부: 오른쪽만 신성했던 반쪽 역사의 신화 황동하(대진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5부: 유라시아의 열린 공간에서 괜찮은 이웃으로 살기 한정숙(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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